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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관계와 헌법 33조 요즘 들어 세간에 오르내리는 단어 중 유행처럼 쓰이는 말이 갑을 관계다. 갑(甲)과 을(乙)은 계약의 양측 당사자를 지칭하는 것인데 여기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사람이 갑으로 통용된다. 예를 들어 물건을 사고파는 경우, 전세나 월세의 계약, 취업에 성공하여 작성하는 근로계약 등 당사자가 있는 법률행위는 계약을 함으로써 서로 간의 관계가 성립이 되는데 이 중에서 누가 갑인가 하는 실질적 지위는 힘의 우위에 있는 자가 차지하게 된다. 물건을 파는 상점의 경우 그곳이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곳이라면 주인이 을의 입장이므로 손님의 흥정에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집을 세 놓은 경우도 건물에 문제가 많거나 낡아서 세입자를 구경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집의 소유자가 을이 된다. 취업에 성공한 노동자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더보기
잊혀진, 또 하나의 남양유업 사태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판매 물량을 강요하며 이에 항의하는 대리점 측에 대해 욕설까지 남발하여 사회적인 파장을 몰고 왔다. 남양유업 사태의 핵심은 욕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그런 상황을 초래한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에 본질적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욕설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나 함께 공분을 느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말에 다다를까? 물량 '밀어내기'라는 관행은 본사가 대리점 측에서 주문한 물량보다 초과로 보내 어쩔 수 없이 판매를 하게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원래 판매 가능한 물량보다 훨씬 많은 양을 받게 된 대리점은 어떻게 해서든 판매를 마쳐야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흔히 대형마트 등에서 볼 수 있는 '원 플러스 원'.. 더보기
제123주년 노동절 노동절 “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져가라! 가난과 불행과 힘겨운 노동으로 짓밟히고 있는, 그러면서도 해방되기를 애타게 원하고 있는 수백만 노동자의 운동을 없애겠단 말인가! 그렇다, 당신은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당신 앞에서, 뒤에서, 사면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는 불꽃은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그렇다, 그것은 땅 밑의 불이다. 당신이라도 그 불을 끌 수 없으리라.” - 사형을 선고 받은 미국 노동운동 지도자 어거스트 스파이스의 법정 최후진술 8시간 노동을 외치며 미국에서 시작된 투쟁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이 첫 시위를 열었다. 수 많은 파업들이 전국적인 총파업 양상으로.. 더보기
안양시 청소행정 개선 TF팀 중간보고회 안양시 청소행정의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된 모임이 두달을 지나며 중간 보고회 형식의 간담회를 마련했습니다. 청소행정이라는 것은 본래 공공의 서비스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모든 짐을 노동자들에게 은근슬쩍 떠넘긴 사회분위기 이후 지금껏 개선되지 않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양시장과 시의 담당 공무원들은 줄기차게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성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이유만을 내세우며 용역회사들을 옹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청소행정 개선 연구팀은 가능한 객관적 자료를 통한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이날의 보고회는 시의 예산을 들여 진행되었지만 안양시의 책임 있는 공무원들은 보이지 않는가 하면 주체인 노동자들과 시의원 등의 .. 더보기
민주연합노동조합 중부권역 간부교육 민주연합노동조합 중부권역의 간부수련회가 소래산 자락의 시설에서 있었습니다. 2박3일의 수려회에는 경기도 중부권의 안양, 과천, 광명, 시흥, 의왕 다섯 지부 간부들의 참여로 진행되는데 첫날 오후시간에 철학과 정세에 관한 교육을 맡게 되었습니다.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학습에 참여한 간부들은 때때로 일과의 피로에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종료 후에는 오히려 철학이란것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고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노동자철학임을 새삼 느꼈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란것이 천편일률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공부가 되어 개인의 삶은 물론 노동조합의 투쟁에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길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보기
티브로드 케이블티비 노동조합 출범 유선방송 사업자 중 국내 1위인 태광그룹 계열의 '티브로드'에서 일하고 있는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를 결성하고 3월 30일 저녁 관악구민회관에서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이에 연대 단체로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도 참석해 함께 결의를 다졌습니다. 티브로드는 우리 나라 전체 유선방송 가입자 1480만명 가운데 300만명의 가입자를 두고 운영중인 업계 1위의 기업이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에서는 늘 봐오던 우리 기업들의 행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 2위의 가입자 수를 확보하고 있는 또 하나의 유선방송사업자인 씨앤앰(C&M)의 20여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도 지난 2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투쟁의 깃발을 올린바 있습니다. 노동자가 살 길은 단결뿐이고 강고한 투.. 더보기
노동조합만이 희망입니다. 최근 또 하나의 노동조합이 권리를 쟁취하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힘찬 출발을 했습니다. 지붕 위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티브이를 보던 시대에서 지금은 케이블이라는 형식을 거쳐 시청을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동네마다 전봇대에 얽히고설킨 복잡한 케이블선을 이어주고 점검하여 불편함 없이 사람들의 여가 시간을 도와주던 케이블티브이 기사들의 노동조건은 복잡하게 얽힌 선보다 더욱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착취를 당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물론 힘들게 사는 것에 대해 스스로 느끼기는 하지만 그 이유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과 우리 사장님은 악덕 기업주는 아닐 것이.. 더보기
책 박스를 들어 나르는 여성노동자를 보고 새로 나온 책들을 둘러보기 위해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렀습니다. 이것 저것 책을 골라 살펴보고 있는데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한 여성 직원이 무언가를 번쩍 들고 와서 내 옆에 내려 놓습니다. 한눈에도 꽤 무거워 보이는 플라스틱 상자에는 책이 담겨 있었습니다. 무게를 가늠해 보기 위해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최소한 30 킬로그램은 족히 넘는 중량감이 느껴졌습니다. 이 무거운 책상자를 양손으로 들은 채 걷다가는 자칫 허리를 다치기 십상입니다. 특히 내려 놓은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내가 상자을 내려 놓는 순간 직원이 돌아와서 눈이 마주쳤습니다. 서로 눈웃음을 교환하며 헤어졌지만 그 웃음에는 많은 뜻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근로기준법에는 여성과 소년은 특히 보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