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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말하는 자 누구일까?

 

빚 내 줄게 집 사라는 정부, 맞장구치는 언론

 

'전세대란'이니 '집값상승'이니 하는 말들이 뉴스와 신문을 장식한다. 과연 집값은 오를 것인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인가?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오르기를 바랄 것이며 남의 집을 전전하는 서민들은 안정되기를 간절히 소망할 것이다. 최근 들어 정부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하면서 낮은 이자의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왜 그럴까?

 

최근 미국의 언론 '월 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의 부동산 상황이 2007년 미국의 부동산 폭락으로 인한 공황과 비슷하다는 보도를 했다. 이것은 또 무슨 이야기인가? 2007년에 미국과 영국에서 거의 동시에 부동산 거품이 무너졌으며 일본의 경우는 이보다 앞선 1990년에 경험했다. 결국 2008년을 거치며 미국을 시작으로 한 금융위기가 요동을 쳤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현상은 없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뜨거운 감자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손에서 다른 이의 손으로 넘겨지기만 할 뿐 사라질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의 활성화는 무엇과 연관이 있을까? 그것은 '금융'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금융이 지배하던 신자유주의의 종말이 2007년을 지나며 미국발 공황으로 이어진 것과도 깊은 상관이 있다. 리먼브라더스의 몰락 등 금융 관련 회사들이 망하게 되었던 당시 사태의 기저에는 바로 노동자를 비롯한 대중들의 피눈물이 깔려 있었는데, 그 이유는 서민들에게 부동산을 사도록 유도하여 이익을 보게 될 수많은 하이에나들이 처음부터 설계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 유도는 금융자본의 먹이 사냥터 확대일 뿐

 

현재 '대한민국' 정부 역시 국민들에게 집을 사도록 유도하며 대출의 조건을 유리하게 해주겠다는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이용되는 것이 '모기지 mortgage'라는 것인데 다시 말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보다 손쉽게 내 집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서구 사회의 경우 우리와 같은 전세라는 제도는 없고 월세로 집을 빌려 거주를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월 150만 원을 지급하면서 세를 살던 입장에서 모기지 대출을 이용하면 월 50만 원 만을 내면서 자기 집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20~30년간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면서.

 

그렇다면 2007년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와 부동산 거품의 폭락의 실체가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시작하여 어떤 구조를 이루고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금융기관을 통해 모기지 방식으로 돈을 빌린다. 돈을 빌릴 당시 주택 구입자는 모기지회사에 '모기기계약서'라는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는데 이것은 (1) 주택저당 문서 (2) 원리금 상환 계약서 두 가지의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즉 앞으로 대출금과 이자를 어떻게 갚아 나갈 것인지에 대해 계획서를 제출하고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집을 모기지회사에 내어 줄 것임을 서약하는 서류를 작성하게 된다.

 

 

모기지 주택 담보 대출의 구조

 

                     모기지계약서                     모기지 계약서                     모기지 담보 채권

                         (저당권)                             판매                              (MBS) 발행

                       ------------->                -------------->                     ------------>

  주택 구입자                          모기지회사                      모기지 인수회사               세계의 투자자들

                       <------------                  <-------------                     <------------

                      대출금(예,1억)                       1억 지급                           1억 지급

 

 

 

 

이렇게해서 대출이 이루어졌지만 모기지회사의 입장에서는 1억 원을 대출해주고 매달 대출자로부터 예를 들어 100만 원씩 나누어 받는 일이 답답한 노릇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위험을 떠넘길 누군가가 필요하게 되어 모기지 '인수'회사에 대출자로부터 받은 모기지 계약서를 팔고 1억 원을 받게 되는데, 여기서 인수회사란 정부가 만든 국책회사(패니메이, 프레디맥 등)와 규모가 큰 투자은행을 말한다. 모기지회사는 이렇게 받은 1억 원으로 다시 새로운 주택구입자를 찾아 또다시 모기지 계약서를 받고 1억의 대출을 해주게 된다. 여기까지가 한 단락이다.

 

모기지 인수회사는 이렇게 사들인 모기지계약서를 가지고 세계의 투자자들에게 '모기지 담보 채권'Mortgage Becked Securities (MBS)를 발행, 판매하여 자신들이 모기지회사에 지출한 1억 원을 채우게 된다.

 

맨 처음 주택을 구입한 개인이 약속했던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을 '증권'으로 바꾸어 판매를 하는 '모기지 담보 채권'(MBS) 역시 주택구입자의 변제가 있어야만 그 의미가 있는 것인데 최초의 대출자가 온전하게 빚을 갚을지 아니면 약속을 어겨 돈을 날리게 될지 안갯속과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믿고 증권을 사고파는 것일까? 그래서 여기에 하나의 장치가 추가된다. 모기지를 인수한 국책회사와 투자은행들은 받아 두었던 모기 기계약 서마다 상환 가능성을 나타내는 '등급'을 매기기 시작하는데 흔히 AAA, AA, A, BBB, BB... 등으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AAA 등급에 1천만의 가격을 매기게 된다면 이 금액을 매기는 기준은 자신들이 인수하면서 지출했던 금액이다.

 

 

들소 한마리의 살점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 사자와 하이에나, 그리고 독수리

 

그렇다면 세계적인 투자자들은 왜 위험 부담이 있는 '모기지 담보 채권'(MBS)을 사는 것일까? 여기에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미국 정부는 계획적으로 집값의 상승을 유도하여 금융위기가 오기 직전인 2001년 1/4분기 ~ 2006년 1/4분기의 기간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4배나 높은 집값의 상승률을 보였다. 여기에 하나 더 필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언론이다. 언론은 주택 가격의 상승과 향후 기대치까지 보도하며 서민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언론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위에 언급한 여러 단계의 당사자들, 즉 모기지회사와 인수회사는 물론 투자자들이 각각 지출한 돈을 손해보지 않고 회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나팔수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 도움으로 이득을 본 측으로부터 반대급부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설령 우리의 IMF 외환위기와 같이 재벌들과 금융기업이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정부가 또다시 국민들의 세금으로 살려줄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경쟁에 뛰어들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모기지회사 사이의 경쟁은 점점 심화되어 적극적으로 고객(대출자)을 찾아 나선다. 결국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심지어 노숙인에게까지) 대출을 해주기 위해 모기지계약서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위험의 늪으로 빠져들게 되고, 높은 위험도에 따라 금리는 높게 책정하여 대출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서브프라임'Subprime (비우량 모기지)이다. 안정성이 낮은 계약서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라는 유혹에 의해 그 인기가 높아지게 되는데 문제는 이와 같은 모기지는 신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필요한 요소가 '신용평가회사'인데 모기지 인수회사들은 자신들의 이윤을 맞추기 위해 신용평가회사에 예를 들어 B등급의 계약서를 AAA로 올려서 평가해달라는 요구를 하며, 이런 요구를 받은 신용평가회사는 투자자본에게 신용평가를 해 주고 수수료를 챙겨 운영하는 약자의 입장에 놓여있으므로 강자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원하는 대로 평가등급을 남발할 수밖에 없는 공생관계에 놓여있다. 결국 아무리 중간에 장난질을 친다 해도 최초의 주택 구입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는 현실로 인해 엉터리 '모기지 담보 채권'(MBS)의 가격은 폭락하게 되고 세계의 투자자들과 은행들이 망하게 된 것이다.

 

 

비정규직 철폐와 정당한 임금의 지급만이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길

 

신자유주의 광풍에 의해 세계적으로 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양산되는 상황이 2007년까지 이어지며 주택구입자인 그들의 열악한 주머니가 대출금의 상환을 어렵게 한 것도 하나의 이유라 할 수 있다. 금융은 '사기'와 '투기'라는 본질을 가지고 있으며 이윤을 위해서 정부와 언론이 동원되고 거짓말과 협잡이 판을 치게 되어 자기들끼리도 서로 잡아먹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게 되는 것이며, 물론 그 먹이사슬의 맨 아래에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노동자, 서민 대중뿐이다. '대한민국'의 1997년 소위 'IMF' 금융위기에서 현재 2013년까지의 과정과 결과를 보면 재벌과 금융기관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대중과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입에 풀칠조차 하기 힘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지금 누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떠드는가. 그들은 왜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부동산 관련 뉴스타파 동영상 기사 (동영상 09:00~24:40 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헌법 제1조 제1항)

민주공화국이란 왕의 정치를 부정하고 권력이 국민에게 있어야 하며, 권력은 분립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행정부)마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국회(입법부)를 만들어 감시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민주공화국의 원칙이다. 하지만 입법부와 행정부가 같은 정당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헌법이 명령한 권력분립을 통한 감시는 요원한 일이 되었다. 권력분립을 하는 이유는 주인인 모든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인데 현실은 실질적으로나 형식적으로 그것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제4의 권력인 '언론'의 수호는 우리들의 기본권을 지켜내고 민주공화국이라는 이 사회의 가치를 보존하는데 필수 요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