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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노동

사회의 의미

 

청소년 노동인권 수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에 발맞춰 충분한 수의 강사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 여러 단체들에 의해 진행 또는 준비중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과 강사 양성을 위한 수업에는 각각의 교재나 교안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그 내용의 질적인 면과 철학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노동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시각이 제각각인 문제도 있고 청소년 노동문제를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보기보다는 아르바이트라는 국한된 단편적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관점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교안을 개발하고 평균을 유지하는 강사의 질을 담보하는 일을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어쨌든 청소년 노동인권 수업이 곳곳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으므로 단추를 모두 채운 후 출발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앞으로 나아가면서 단추를 채울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인 청소년 노동인권 수업의 교안을 보면 큰 틀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 노동 현실을 보여주고 간단하게나마 인권에 관해 언급한 후 최저임금이나 산업재해 등 노동관련 법률 이야기를 하는 식입니다. 한정된 시간에 다양한 구성원들이 진행하는 강의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본질적 내용을 다루는 것이 쉬운일이 아님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천편일률적인 교안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급급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왜 필요한가에 관한 본질적 의문이 들게 됩니다.

 

청소년 문제, 노동 문제, 인권의 문제는 각각이 매우 무거운 주제입니다. 기본적 권리마저 지켜지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본질적 권리인 인권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어쩌면 뜬구름 잡는 것과 비슷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인권은 무엇이며 어디로부터 시작된 가치일까요? 그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천부인권이라는 모범답을 되내이면 되는 것일까요?

 

청소년 노동인권 교안을 만들고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의 인류를 바라보는 본질적 철학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서로 경쟁하고 다투면서 왜 모여 살까요?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해 함께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연의 많은 생명체 중 인간은 약한 편에 속하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어떤 생명체도 지니지 못한 지혜를 통해 인간끼리 모여 공존하는 방법을 체득했으며 그런 과정을 지나며 우리는 인류를 형성했습니다.

 

그 누구라도 자신의 얼굴의 직접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거울을 통한다 해도 나의 눈으로 보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나라는 사람을 본 느낌은 어떤 것인지 등은 옆에 있는 사람이 말해줘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본 후 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기도 합니다. 나는 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너는 나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확인해주고 확인 받는 한편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너와 내가 서로를 인정하고 그에 의해 내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이 우리의 삶입니다.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이유는 인간을 인간답게 해 주는, 즉 인류를 유지하게 해주는 근본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방식은 마치 유전자에 포함된 것과 같이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둘 이상이 모이게 되면 평균값이 발생하게 됩니다. 평균값의 아래에 있는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을 느끼게 되며 평균 이상의 삶을 사는 사람은 더 그 즐거움을 더욱 많이 누리려 하게 됩니다. 여기서 인류 안의 투쟁이 시작됩니다.

 

노동자들이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심지어 10대 청소년들마저 노동현장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2016년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6,030원입니다. 수업 중 청소년들에게 최저임금 금액이 합당한가 물어보면 모두가 하나같이 부당하다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왜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는가 다시 물으면 어쩔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뻔한걸 왜 묻는냐는 표정의 아이들 얼굴을 보노라면 많은 생각이 교차합니다. 인권은 왜 부각되기 시작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