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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시사

참여연대가 작성한 천안함 문서에 대한 비난을 보며

 

한판 붙어보자고 핏대를 세우는 분들이 아우성이다. 상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에 대해 핏대를 올리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서울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서울을 더 잘 안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것이리라. 그 진위를 알고자 하면 가서 보면 될터인데 게을러서인지 대부분 그러지 않는다. 대중매체에 나와 자칭 보수라면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외치는 많은 사람 중에 하다못해 동네 도서관이라도 가서 공부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찌라시라고 하는 쓰레기들을 읽고 떠드는것이 아니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얼마전에 참여연대는 <천안함 침몰에 관한 참여연대의 입장> 이라는 문서를 만들어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발송했다고 한다. 아마도 참여연대의 이번 일을 두고 극단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참여연대가 작성한 문서를 읽어보지 못했거나 다른 의도가 있을듯 싶다. 한나라당의 소위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김무성은 참여연대에 대해 '반국가적 행위' '종북단체' 등의 표현을 하며 색깔을 입히는가 하면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라는 자는 참여연대의 이번 일에 대해 '비 이성적'이라는 등의 표현으로 왜곡된 선전 선동에 열을 올렸다. 국무총리인 정운찬은 현재 남북이 첨예한 긴장 상황에 있는데 국내라면 몰라도 외국까지 나가서 호소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훈계성 발언까지 했다.

 

참여연대에 대해 '어느 나라 국민인가?' 라며 질타성 물음을 던졌던 정운찬과 그 일파들이야 말로 어느 나라 국민인지 알수가 없다. 이 땅 민주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국회의원인지 아니면 군사 반란도당들의 후예인지 그 실체가 궁금해진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정을 운영하는 자들과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정치인들은 법치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헌법정신에 입각한 업무 수행은 물론이고 언행을 가려서 해야 한다. 그들이 입에서 나오는대로 쏟아내는 말들은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에 대한 모독이자 국민을 상대로 한 기만이다. 아무리 입시위주의 교육과 일등지상주의를 목표로 달려온 그들이라지만 헌법의 기본 정신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1970년대에는 간첩단 사건이 적지 않았다. 라디오를 비롯한 여러가지 물건들을 늘어놓고 간첩단이 잡혔다는 발표를 하는 모습에 이어 '북한괴뢰도당'을 규탄하는 시위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역사에 있어 전쟁이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있어왔고 어쩔수 없이 응해야 할 수밖에 없을 상황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천안함과 관련된 우리 정부의 태도를 보면 국민들의 분노심을 부추기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60년 전에 우리는 전쟁을 겪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당시 대통령 이승만은 우리가 이길수 있다며 북진통일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승만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들은 전쟁이 나고 보니 모두 허풍이었다. 죄없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책임 지지 못 할 정치적 발언들을 해댄것이다.

 

영화 <황산벌>은 코미디라고 보기에는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 곳곳에 숨어있다. 극중 계백과 김유신은 장기를 둔다. 그들이야 한수 잘못두면 그걸로 그만이지만 바로 아래 연병장에 각각의 장기알로 배치되어있는 군사들은 그 장기게임의 진행에 따라 실제로 죽어나간다. 그 어떤 잔인한 전쟁영화보다도 끔직하게 전쟁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장기 두는 장군들이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아니면 말고 얼마든지 그림을 그릴수 있지만 현실의 군사들은 목숨을 내놓아야만 하는것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전방에서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확성기를 통한 대북 선전을 재개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북한의 당국자들은 금새 전쟁이라도 낼것같은 발언들을 쏟아낸다. 중국의 '삼국지연의'를 봐도 그렇고 영화 <황산벌>에도 나오는 장면이 있다. 적 진지 앞에 욕 잘하는 병사들을 보내 온갖 쌍욕을 하도록 시키는것이다. 실제로 욕을 들은 상대 장수가 홧병이 나서 죽어버렸는지는 모르겠다.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수 없다. 1천~2천년 전에 군대에서 써먹던 방법을 차용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