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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 인권 강좌

 

 

민주시민, 인권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청소년 관련 자격을 지니고 현장에서 아이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을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강좌는 참여한 선생님들이 민주에 관한 소양을 키우는데 도움을 드리고 인권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8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 이번 강좌는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주관하여 6월 24일에 첫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청소년의 인권과 노동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서울시와 경기도 등 광역을 비롯한 지자체에서도 공식 사업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에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의한 각 공공기관의 직원 대상 인권 교육도 시행되고 있어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관 주도의 사업 특성상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성과를 위한 사업이 되어 졸속의 우려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헌법 제1조 제1항) 그렇지만 아쉽게도 민주를 경험한 국민은 전무한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민주'라고 하면 대부분 정치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민주의 시작은 각자가 스스로의 삶의 방식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년기와 청소년 시절부터 대화를 통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타인(부모를 포함)의 삶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민주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면 다수결의 원리를 먼저 떠올립니다. 다수가 동의하고 결정하면 그것이 선(善)인양 생각하도록 강요받기도 합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전체주의와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중요한 것은 과정입니다. 다수의 결정이든 만장일치든 간에 논의 과정이 자유롭고 평등하며 누구나 소신껏 의견을 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며 반대의 의견을 가진 사람이 진심으로 수긍할 수 있는 결과의 도출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첫날 수업에 참석하신 분들 대부분은 민주와 인권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청소년들을 직접 대면하는 분들이니만큼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질문과 의견 개진이 이어져 활발한 수업이 되었습니다. 다수의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 선생님들의 입장에서 다수를 잘 통제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는 듯했습니다. 이러한 아쉬움은 앞으로의 수업시간에 논의와 토론을 통해 다듬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 수업의 목적은 한결같습니다. 아이들을 대면하는 선생님들이 먼저 민주와 인권에 대해 깊은 철학적 성찰을 하여 그 향기가 아이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체벌 금지로 인해 교사들이 힘들다고 합니다. 걸핏하면 아이들이 동영상을 찍어 올리거나 112에 신고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그런 영악한 아이들에게 무슨 민주냐고 볼맨소리를 하는 현장의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선생님들의 현실적 고충, 충분히 이해합니다.

 

문제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아이들을 통제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대화해서 납득을 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미래의 주인이라고 말합니다. 그 범주에 모범생만 포함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미래의 주인공들은 파릇한 나뭇잎과도 같습니다. 가끔 벌레 먹은 잎사귀도 있을 것입니다. 나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는 싹이 노랗다고 해서 잘라낼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잎사귀들이 매달릴 수 있는 나뭇가지가 우리 어른들이라면 나무 전체를 받치고 있는 뿌리는 우리 사회 그 자체일것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열매를 많이 맺게 합니다. 민주시민과 인권 학습은 우리들에게 그러한 철학적 의미와 질문을 던져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