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또 하나의 노동조합이 권리를 쟁취하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힘찬 출발을 했습니다. 지붕 위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티브이를 보던 시대에서 지금은 케이블이라는 형식을 거쳐 시청을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동네마다 전봇대에 얽히고설킨 복잡한 케이블선을 이어주고 점검하여 불편함 없이 사람들의 여가 시간을 도와주던 케이블티브이 기사들의 노동조건은 복잡하게 얽힌 선보다 더욱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착취를 당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물론 힘들게 사는 것에 대해 스스로 느끼기는 하지만 그 이유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과 우리 사장님은 악덕 기업주는 아닐 것이라는 한가닥의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곤 합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착하게 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윤을 점점 더 늘려야 하는 것이 그들의 생존 방식이고 지금처럼 힘든 우리 사회에서는 이윤을 낼 수 있는 곳이라고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버틸 만큼 버티다가 노동자들은 겨우 힘을 내 노동조합이란 것을 만듭니다.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의 노동자들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조합을 세우면 일단 회사 쪽에서 뭔가 변화가 오지 않을까 믿어봅니다.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문제의 해결에 한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합니다. 그러나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 심지어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고용노동부의 공무원들 마저도 노동자들에게 적대적이거나 비우호적입니다. 결국 권리를 찾아야 하는 사람들은 노동자 자신입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법이 보호해 주지 않습니다.
이번에 출범한 노동조합의 노동자들이 기업측에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일까요? 헛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그들의 구호는 바로 근로기준법을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이 노동자들 중에서 안양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분들의 수도 적지 않습니다. 안양 지역의 단체들도 함께 하며 이들의 권리 쟁취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속적인 연대로 기본적인 단체협약을 쟁취하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노동조합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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