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도닉 임금과 보상적 임금격차
[해설 1]
우리 사회의 자격증 시험 중 노동이나 경제와 관련한 과목이 포함된 경우가 적지 않은 편입니다. 이 시험들은 수험생 입장보다는 관련 분야의 기관이나 단체가 자신들의 업무를 확대하고 사회에 많이 알려 해당 직업에 많은 사람들이 일하게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와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불편한 내용으로 구성하기보다는 이미 일반화된 논리 구성이나 해당 업계를 좌우하는 사람들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직업상담사 시험에는 '노동법' 도 있고 '노동시장론'이라는 과목도 있습니다.
'노동시장론'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출제됩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답을 맞혀 합격한 사람들의 뇌리에는 최저임금 문제가 부정적으로 심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의 공식적인 시험들은 그 분야마다 정해진 방향이 있으며 정답은 그에 발을 맞춰 결정됩니다. 직업상담사, 공인노무사, 법무사, 행정고시나 사법시험까지 모두 그렇습니다.
[해설 2]
임금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요? 아니, 어떻게 정해지는 임금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과학적인 답을 낼 수 있는가에 따라 진실과 거짓 논리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위험하고 어려운 노동을 하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더 지급하는 일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긴 하지만 그 이유가 추상적이고 비과학적입니다.
제대로 된 임금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요소들을 포함시켜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관리'라는 표현에서 잘 드러나듯 노동자의 임금은 경영하는 사람들의 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 차원에서 다루어질 뿐 노동자를 함께 사회를 움직이는 사람으로 보지는 않고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자본주의 사회이므로 곧 임금)는 해당 노동자가 그 일을 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이 기본적으로 포함됩니다. 또한 위험하고 더러운 환경에 의해 노동자의 신체가 손상되고 수명이 단축되어 30년 간 노동할 수 있는 노동자가 늘 병에 시달리며 10년 만 일하고 그만두거나 죽게 된다면 그 이유는 30년어치의 노동력을 10년 만에 소모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노동자에게는 30년치의 임금이 지급되어야 합니다.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더 지급하는 것을 불쌍한 사람에게 적선하는 것과 같은 차원에서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헤도닉 임금을 비롯한 이와 같은 이론은 주먹구구식이며 과학적이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파악하는데 방해가 될 뿐입니다.
그림: <자본론> 제1권 독일어판 속지 (왼편), 김수행 역 <자본론> 제1권 제6편 임금 목차(오른편)
[해설3]
'헤도닉 임금'이나 '보상적 임금 격차'의 이론은 현재의 대한민국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부지기수인 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즉 착한 자본주의를 표방하며 사회를 현재보다는 낫게 하는 기능을 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노동자에게 힘든 만큼의 임금을 더 지급하는 것이야 좋은 일이겠지만, 사회의 빈부 차이는 그대로 둔 채 논의되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화이트칼라 정규직 노동자가 5백만 원을 받습니다. 그 기업의 주주는 가만히 앉아서 주식 배당금을 챙겨 배를 두드리며 삽니다. 그렇지만 해당 기업의 비정규 노동자는 150만 원의 임금으로 살아갑니다.
만약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하는 비정규 노동자에게 헤도닉 임금으로 50만 원을 더 얹어주기 시작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인격이 원래 나쁜 사람이든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악역을 하게 된 것이든 악덕 자본가가 넘쳐 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 이들은 노동자에게 헤도닉 임금을 지급하며 "옛다 먹어라~"라고 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제 200만 원의 임금을 받게 된 비정규 노동자는 사장에게 감사하면서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맺음]
세상은 변증적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오늘 옳은 일이 내일 그렇지 못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기에 긴 호흡으로 보면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에 펼쳐지는 어떤 현상에 대해 나의 눈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철학"일 것이고, 그렇기에 노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힘인 "노동자 철학"이 바로 서 있어야 노동자의 "인권"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설명되는 헤도닉 임금에 관한 개념 정의를 보겠습니다. (출처: 인적관리 용어 백과사전)
인용한 출처는 포털 다음의 '인적관리 용어 백과사전'입니다. 사람을 관리한다는 뜻의 '인적관리'를 기본 전제하고 개념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헤도닉 임금 (hedonic wage)>
시카고 대학 교수인 로젠(Sherwin Rosen)이 1974년 처음 사용한 후 노동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헤도닉 임금이란 고통스럽고 불유쾌한 직무에 대해서 노동자의 고통과 불유쾌한 직무특성에 대한 보상 요구를 반영한 시장임금 수준을 뜻하거나 또는 편하고 쾌적한 직무에 대해서는 노동자가 누리는 편함과 쾌적함이라는 직무특성에 대한 대가 지불을 반영한 시장임금 수준을 뜻한다. 국내에는 효용 임금, 쾌락 임금이라고 번역되어 사용하기도 한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49XXX9202869
<보상적 임금격차 (compensating wage differential)>
위험성, 불안감 또는 근무시간의 조정의 편의성과 같은 직무의 특성으로 인해 유사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임금 차이를 말한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49XXX920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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