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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법

최저임금은 경고장이다

 

임금은 일 한 만큼 지급해야 합니다

 

최저임금의 기능은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에서는 최저임금에 딱 맞춰 임금을 지급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심지어 최저임금 몇십원만 올려려 해도 나라 경제가 무너질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최저임금은 축구경기의 경고장(옐로카드)과 유사한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축구경기에서 반칙은 금지사항입니다만 한 번의 경우 너무 심하지 않다면 경고만 주고 넘어갑니다. 해당 선수가 두 번째 반칙을 하게 되면 레드카드로 퇴장 시켜 시합에 뛸 수 없게 합니다.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행위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다

 

최저임금은 옐로카드입니다. 임금은 일 한 만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들과 사용자들이 정당한 대가는 고사하고 먹고 살 만큼의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므로 경고장의 의미로 최저임금 제도를 두게 되었습니다. 임금을 일 한 만큼 주어야 하고 최저임금 아래의 금액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처벌하겠다는 것이 이 제도의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 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최저임금에 딱 맞춰 지급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습니다. 시장경제 질서가 기업에 의해 깨지고 있으며 이를 방관하는 정부에 의해 자본주의의 핵심인 시장경제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입니다.

 


최소한의 염치는 회복해야 한다


기업 뿐 아니라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최저임금이 인상될 때마다 영업 유지가 힘들다고 하소연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아르바이트생 등 열악한 입장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지금까지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나머지 돈을 이윤으로 챙겨온 것이 진실입니다. 소위 ‘장사는 인건비 따먹기’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땡처리’ 되어 나온 상품을 헐값에 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가격은 원래 받아야 할 정상 가격이 아니라 경영이 힘들어진 판매자가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내놓은 것입니다. 다시 정상 가격을 받겠다는 판매자 때문에 지출이 많아져 힘들다고 탓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최저임금은 정상 가격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인데 말입니다. 벼룩의 간을 빼 먹는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참으로 염치없는 사회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라 피라미드식 경제 구조의 맨 아래쯤 위치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에서 층층이 짓누르고 있는 자들 때문에 힘든 것인데 그들에겐 덤빌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자신보다 더 아래 맨 밑바닥에서 마치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간신히 버티고 있는 조난자와 같은 어린 노동자들의 몫을 빼앗아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영업자들 입장에서 사는 것이 힘들면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회구조를 바꾸는데 나서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를 진실인 양 떠든다는 점입니다. 


진실을 알지 못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세뇌교육 탓이 큽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될 기미만 보여도 방송 등에 출연해 국가가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의 이득을 위해 그토록 침을 대신 튀기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