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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피에타/설국열차 우리는 대한민국을 자본주의 사회라고 말한다. 그런데 헌법을 아무리 뒤져봐도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라는 규정은 없다. 헌법 130개 조항 가운데 그나마 경제와 관련 있는 제119조는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한다고 선언하고 있으며 균형, 소득 분배, 경제력 남용 방지를 통해 경제민주화를 해야 함을 명령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쉽게 입에 올리는 자본주의의 진짜 모습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갑을 관계니 비정규직이니 하는 단어들이 날마다 세간에 화제가 되는 이 구조를 우리는 왜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에 관한 화두를 담은 두 영화가 있다. 전자는 '피에타', 후자는 '설국열차'다. 여기서는 짤막한 아전인수식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관한 .. 더보기
12인의 성난 사람들 96분짜리 흑백영화인 '12인의 노한 사람들'(12 Angry Men. 1957년작)은 미국의 형사사건에서 죄의 유무를 결정짓게 되는 배심원들이 한 공간에 모여 몇 시간 동안 각자의 논리를 앞세워 다툼을 벌이면서 결론을 모아가는 내용을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영화의 겉모습은 매우 단순한 구성과 공간을 보여 주지만 영화의 러닝타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관객을 흡수해버린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18세 소년이 법정에 앉아있는 모습으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 살해 장면을 목격했다는 두사람이 있고 소년이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칼과 동일한 칼이 현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거기에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하는 소년의 모습은 배심원들이 그를 범인으로 단정하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이 소년의 죄의.. 더보기
작은 연못 영화는 매우 간략하게 사건의 배경과 전쟁의 전후를 생략한다. 한 마을이 등장하고 그 시대의 여느 시골마을이 그랬을법한 모습들을 그들의 일상을 통해 보여준다. 이념이나 가치 미군과 한국 군대, 또는 북한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이 전쟁이 났다는 상황만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도회지에 살던 등장인물이 전쟁을 피해 이곳 시골로 피해 온 정도가 전쟁을 알리는 도구일 뿐이다. 이들은 조상때에도 난리가 일어나면 숨어들어 마을 사람들이 살아남았다는 전설 정도를 남의 일처럼 이야기하며 일상처럼 전쟁을 겪어온 듯이 약간의 걱정을 섞어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전쟁이란 조상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불과 몇년전까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전쟁 피해자였음을 알 수 있다. 미군이 마을에 들이닥쳐 곧 전투가 벌어질 것임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