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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노동

현장실습은 그냥 폐지해야 한다


교육부는 현장실습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니 두 가지로 분류하여 한 가지만 없애겠다는 것이다. 노동형 현장실습, 즉 취업형 현장실습은 폐지하고 학습형 현장실습, 즉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으로의 현장실습은 발전시키겠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현장실습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말이다.


<관련기사: 한겨레신문>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은 그들의 부당한 행위를 제어하기 위해 아무리 좋은 개선 방안을 만들어도 어떻게든 편법을 동원하여 빠져 나가는 모습을 어김없이 보여왔다. 뇌물공화국 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제정 되었던 김영란법이 최근 갖은 핑계를 대며 개악되는 과정을 보더라도 분명한 일이다<관련기사>. 그러므로 현장실습은 이유 불문하고 지금 당장 폐지 되어야 한다. 공업고등학교나 상업고등학교를 비롯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라 하더라도 고등학교까지는 중등과정의 배움터다.


이 과정에서의 진정한 교육이라함은 민주적 시민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공부하여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이어야 한다. 그 이외의 어떠한 명칭과 형태든 간에 공장 또는 기업체에 가서 지시 받으며 일 하는 것은 모두 현장실습이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엄밀히 말하자면 졸속으로 내놓은 미봉책, 말장난이다.


혹자는 그나마 노동형(취업형을 말함) 현장실습을 없애기로 하고 실업계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의 일환으로서의 현장실습만 남겨둔것만해도 한걸음 발전한 것 아니냐고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점진적 개선을 할 것이 따로 있고 전면 폐지를 해야 할 것이 따로 있다. 당장의 전면 폐지가 어렵다 하더라고 그것을 목표로 한 논의가 있어야 함에도 정부 어디에서도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수는 없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학교는 사람답게 사는 방법과 철학을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 기업은 이들이 학교에서 기본 기술을 배운 후 졸업하면 직접 채용하여 자신들의 기업에서 필요한 전문 기술을 본격적으로 가르치면 된다. 청소년은 건강하고 밝게 자라야 하며 돈 걱정을 해선 안되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꿈이 돈 때문에 포기된다면 국가와 사회의 존재의미는 없어진다.


과거 반란군들이 부르짖던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것이 있었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일뿐 'OO적' 민주주의는 이미 훼손이다. 정규직 채용이면 채용이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역시 말장난이다. 이제는 비겁함을 버리고 정정당당함이 사회의 가치로 지켜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