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7일 제강회사에서 일하던 한 젊은이가 용광로에 미끄러져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사람의 노동자가 생명을 잃었음에도 공장은 계속 돌아갑니다. 그의 목숨이 녹아들어간 쇳물이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라는 이 괴물 같은 시스템이 스스로 멈추려 해도 절대 멈출 수 없는 ‘폭주기관차’ 라는 사실입니다.
노동의 현장에서 한 해 사망하는 노동자는 1천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기업들의 인명 경시 행태는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는 이윤을 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뿐인가요? 이 사고 소식을 접한 어떤 이가 사망한 젊은이를 애도하는 시를 지어 바쳤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댓글 형식으로 시를 지어 올리던 이 분의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아래는 시집 <그 쇳물 쓰지 마라> 에 포함된 시를 옮긴 것입니다.
광온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마라
자동차도 만들지 말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것이며
못도 만들지 말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말고
맘씨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한번 만져보자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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