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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시사

2015년에도 태양은 묘지 위에 떠 오르고

by wander4297 2015. 1. 9.

 

 

 

민주노총을 비롯한 수도권의 노동단체들은 해마다 업무의 시작을 알리며 의미를 다지는 행사를 모란묘역에서 진행합니다. 각 산별노동조합(또는 연맹)과 기업별 노동조합들도 함께하거나 일정을 따로 잡아서 이 곳을 찾습니다. 연초의 붐비는 시기를 조금 지난 1월 8일 경기도 마석에 있는 모란묘역을 찾았습니다. 노동뿐 아니라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등 대한민국을 사람 향기 나는 곳으로 지켜내기 위해 군사독재세력 등에 맞서다 세상을 떠난 분들을 중심으로 여기에 잠들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것이지만 묘역으로 향하는 중심 길은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마치 노동자들이 피눈물로 울부짖어도 강 건너 강아지 소리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보는것 같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의 비인간적 대우에 분신으로 항거하여 지난 해 11월 7일 세상을 뜬 경비노동자의 묘.

 

 

 

역시 지난 해 안타깝게 세상을 뜬 여성 운동가의 묘비. '엄마 사랑해요'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전태일 열사의 묘를 중심으로 주변에 많은 구호들이 어지럽게 걸려있습니다.

 

 

 

 

 

 

 

 

 자신들을 친구 사이라고 소개한 대학생 네 명이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묘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가슴에 묻혀 있을,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을 열사의 묘비.

 

 

 

여러 구호들로 치장되어 있는 전태일 열사 근처에 있음으로 인해 오히려 소박하고 편안해 보이는 묘.

 

 

 

소란스러움도 없는,  볕이 잘 드는 뒤켠에 세 분이 나란히 담소를 나누는 듯 보였습니다.

 

 

반독재투쟁의 삶을 힘겹게 살다 아쉽게 세상을 뜬 민주운동가의 묘비 근처에는 유명인사들이 두고 간 조화가 호사스런 글귀들과 함께 쓰레기가 되어 나뒹굴고 있습니다.

 

 

 

 

 

 

2015년 이 땅의 노동자들과 우리 모두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가리키는 이정표같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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