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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파업전야 - 삶은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

 

 

동자들이 진정한 주인 되는 길은 자각과 단결, 그리고 투쟁뿐

 

 

 

소란하던 지방 선거가 끝났다. 선거 기간 내내 노동자들과 노동조합들은 과연 주인으로서 의식을 가지고 목소리를 냈는가. 우리들의 요구가 실현되도록 우리들이 스스로를 단단히 하고 세상을 바꿀 노력을 했는가. 그저 누군가 대신 우리 삶을 바꿔줄 후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는 아니었는가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투쟁은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가 투쟁력을 갖추고 일어설때 착취세력과 그에 동조하는 세력들은 어쩔수 없이 물러서게 되는 것이다.

 

24년이 흐른 지금도 영화의 내용과 같은 현실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작은 공장이든 중소기업이든 글로벌기업이든 노동자를 착취하고 그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탄압, 파괴하는 자본의 모습은 오히려 진화했다. 이 사회를 대표하는 글로벌 재벌기업은 '무노조 경영'을 오히려 자랑스러워 하기까지 한다. 인품이 훌륭한 기업인이라 할지라도 노동자가 맞서는 순간 오로지 사냥으로 배를 불리려는 맹수로 돌변한다.

 

극의 진행이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영화 <파업전야>는 노동자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그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절박한 이유를 설명해 나간다. 노동자들이 머리로 생각을 하는 순간 자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결국 노동자가 스스로를 노동자로 자각하여 자신의 삶을 바꾸려 하는 것만이, 즉 노동자가 단결하여 투쟁하는 것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이 영화는 가르쳐준다.

 

투쟁을 선도하는 노동자가 나타나는것은 필연이고 자본측에서는 이들을 다수의 노동자와 분리시키기 위해 협박과 회유를 번갈아 사용하며 노동자들은 이러한 계략에 의해 둘로 나뉜다. 하지만 여러 과정을 겪으며 다시 노동자들은 하나로 되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착취당하며 살아온 노동자의 몸에는 자연발생적으로 저항의 피가 흐르기 때문이다. 공권력의 개입과 깡패들의 동원 등 여러 곳에서 지원을 받는 자본은 어떻게 해서든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을 진압하려 하지만 일단 불붙은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 영화는 산업화 된 공장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억압과 착취, 그에 저항하는 투쟁을 순서대로 연결하여 보여준다. 단지 공장뿐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의 모든 일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며 그렇기에 이 영화는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하는 과정에 관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착취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교과서

 

실제로 부평지역의 한 공장에서 촬영했으며 투쟁중인 노동자들이 참여했다고 하는 영화 <파업전야>는 극중 동성금속이라는 공장의 노동자들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공장 안에서도 금속에 두드리거나 프레스로 압력을 가해 모양을 만드는 '단조'반의 노동자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영화에는 다양한 군상의 모습이 나타난다. 노동자들을 혹사시키며 때로는 인자한 풍모로 자신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자본가, 그리고 그에 빌붙어야만 살 수 있는 간부들과 작업반장, 묵묵히 일만 하는 노동자들로 나뉜다. 특히 주인공인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과 장시간의 노동, 철야작업 등으로 지칠대로 지친 몸을 어쩌지 못한채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간다.

 

 

 

 

 

 

 

 

앞장 서는 노동자와 회사의 지시에 따라 동료를 끌어내는 노동자

 

 

1987년 가을 동성금속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던 절단반의 김정민은 식판을 집어 던지고 식탁위에 올라선다. 산업역군이네 수출전사네 치켜세워 죽도록 일을 시키면서도 부당하기만 한 대우에 맞서 항의의 목소리를 내며 동료들에게 투쟁을 호소하지만 영문을 모른채 바라만 보는 노동자들은 회사 간부의 지시에 따라 김정민을 끌어낸다. 아직 준비가 안 된, 분노에 찬 노동자의 저항은 손쉽게 진압되고 노동자들에게 부딪혀봐야 손해라는 패배감을 안겨주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노동자는 반드시 생기게 마련이므로 무의미한 저항은 아니다.

 

 

 

 

 

장면은 바뀌어 1988년 겨울의 어느날 아침에 출근카드를 찍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노동자들. 21세기인 지금도 노동자들의 출근시간과 실제 지급되는 임금의 기준 시간은 다른 경우가 많다. 과연 시계는 왜 발명이 되었을까? 노동자들이 일 하는데 있어 시계가 필요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시간에 따라 일한만큼 임금을 준다는데 과연 사실일까?

 

 

 

 

아직 일 할 시간이 아닌데도 반장은 자신이 진행하는 조회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한다. 욕을 먹는것은 다반사고 때로는 폭력을 당하기도 하지만 너무도 익숙하게 버틴다. 곁에 있던 선배 노동자들이 반장의 화를 달래는 정도로 무마한다. 한편 이자리에서 신입직원인 22살의 주완익이 소개된다.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노동자의 등장

 

조회시간에 물 떠오는것에 대해 반장이 핀잔을 주자 넉살 좋게 웃어넘기며 담배까지 피우던 원기. 시계가 12시50분을 넘어서자 1시부터인 점심식사를 위해 기계를 멈추고 손을 씻으러 가려던 원기를 반장이 막아세운다. 이 장면은 앞으로 벌어질 사건에서 원기가 하게 될 역할을 암시한다. 제자리로 돌아가 계속 일을 하라는 반장의 지시에 원기는 묵묵히 기계를 돌린다. 12시 55분이 되자 반장은 이제 점심들을 먹으라고 명령하지만 원기는 말없이 계속 일을 한다. 반장이 다가와 기계의 전원을 끄자 원기는 다시 켜고 작업을 시도한다. 반장이 다시 기계 작동을 멈추자 사람 좋은것 같던 원기가 분연한 표정으로 한마디를 내뱉는다. "내 기계에 손대면 골통을 부숴버리겠다"고. 그리고 정확히 시계가 1시를 가리키자 일을 멈춘다. 어느 직장에서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노동자는 존재한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권리를 박탈당하는 수동적인 삶을 사는 속에서 원기와 같은 사람 역시 조용히 지내지만 계기가 주어지면 드디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착실하게 열심히 일 하는 한수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그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목표로 공장에 다니고 있다. 봉제공장에 다니는 여자친구 미자와 한수는 열심히 돈을 모아 작은 가게라도 하나 차리는 미래의 꿈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한다. 한수는 자상한 원기를 형으로 따르며 대화를 하는데 자신이 힘들게 사는 이유를 배우지 못한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평범한 공장 노동자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점심시간에 족구 시합을 하던 동성금속의 노동자들은 마친 월급날이니 퇴근 후 막걸리 내기를 하기로 한다. 오늘이 잔업을 하는 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부분은 모처럼 회식을 할 생각에 즐거워한다.

 

 

 

 

 

 

자본의 역할 분담

 

일과를 마친 노동자들이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나서려 하자 작업반장이 등장한다. 오늘 잔업을 하는 날인데 어디 가냐고 묻는 반장에게 노동자들은 별 스스럼 없이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모처럼 월급날 한잔 하기로 했으며 이미 옷도 갈아 입었는데 오늘은 잔업 하기 않고 그냥 나가겠노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반장은 해고를 들먹이며 험악한 분위기로 몰아간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사자의 눈치를 보며 고깃덩어리를 얻어먹는 하이에나와 같은 역할을 맡은 반장과 간부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자본가가 누군가. 김칠복 사장의 아들인 김전무는 반장과는 다르게 어차피 옷도 갈아 입었고 약속들을 한 것이니 오는을 그냥 퇴근들 하라며 달리 훌륭한 인품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음부터는 같은 일이 반복되면 회사 규정대로 처리하겠노라고 점잖게 협박을 한다.  

 

 

 

 

 

 

생전 처음, 의지대로 사는 삶의 기쁨을 맛 본 노동자들 

 

 

어쩌면 처음으로 의기투합해서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인 잔업거부를 실현한 노동자들은 아이들처럼 기뻐하며 뭔지 모를 자유를 느낀다. 이어 막걸리집으로 향한 이들은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노동자로서의 현실 문제를 주제로 꺼낸다. 그래도 잔업을 해야 수당이라도 더 받아서 살 수 있을것이라는 의견에 주완은 그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회사가 작업을 많이 시키는 이유는 주문이 밀려들어오기 때문이며 그렇다면 정식으로 직원을 더 채용해야 함에도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기존의 노동자들에게 잔업이니 특근이니 하는 명목으로 죽도록 일을 시키는 것이다. 잔업을 거부해서 줄어드는 수당은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여 받으면 된다라는 설명에 모두 심각하게 생각에 잠긴다. 잔업을 거부한 사소한 경험이지만 자신들의 목소리를 실현시킨 그 사실이 노동자들을 한단계 더 발전시킨다.

 

 

 

 

 

 

 

한편 의지대로 살게 된다면 신나는 일일 것임을 알게 되었지만 본질적인 권리의 쟁취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을수 없다. 말은 참 좋은데 그러다 앞장 서는 사람만 다치게 될거라는 동료들. 나이가 많은 동업은 그대로 회사에서 일을 시켜주는 것만 해도 어찌보면 감사해야 할 처지인것처럼 서로 각자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시작된 고민은 알게모르게 노동자들을 자연스레 투쟁의 길로 이끈다.

 

 

 

 

 

 

회사는 널 좋게보고 있다

 

 

 

공식처럼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은 노동자 중 누군가를 지목하여 회사측 사람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이때 항상 등장하는 언제나 "회사가 널 좋게 지켜보고 있다. 승진시키려고하니 이상한 부류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회유다. 부쩍 지시에 거부하는 일이 많아진 노동자들을 보며 회사는 회사대로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 첫 관문으로 노동자 중에서 착실하게 일만 열심히 하는 한수를 불러 '회사에서 너를 좋게 보고 있다' '앞으로 제3공장의 반장자리는 네가 맡아야 한다'는 식으로 회유를 한다.

 

 

 

 

 

 

 

 

 

말단 간부의 일대일 회유와 아울러 회사측은 임원이 나서 노동자들의 정신교육을 시도한다. 사장의 아들인 김전무는 자신이 미국까지 가서 공부를 하고 온 자유민주주의자임을 내세우며 대학때는 전태일열사의 추모제에 참여할만큼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이라은 것은 바로 공산주의자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주장을 하는 불순세력이라는 세뇌교육을 배운자의 품위를 갖춰 설명한다.

 

 

 

자본이 늘 써먹는 칼, 색깔론과 세뇌교육

 

 

 

 

 

해병대 출신임이 늘 자랑스러운 다혈질 재필은 김전무의 교육을 듣고 노동조합이 곧 빨갱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회사측은 반장을 통한 아래에서의 작업과 김전무의 세뇌교육과 아울러 본격적인 노동자 탄압의 구상을 펼쳐나간다. 경찰 정보과에서 연결해 준 노동조합 파괴 전문가인 제임스 리라는 인물을 영입하기로 한다.

 

 

 

 

 

 

자아를 찾지 못한 노동자의 고뇌

 

 

권리에 대해 동료들에게 설명을 해 주던 주완이 실은 대학을 다니다 온 소위 '위장취업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해고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게 되는데 이는 누군가의 밀고에 의한 것이었다. 한수는 대학생이 공장에 와서 노동하는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잘못이 아니라 집요하게 세뇌교육을 받은 결과다.

 

 

 

 

 

 

김전무의 말대로 올바른 말은 하다 쫓겨난 주완이가 빨갱이인가? 하지만 곰곰히 생각할수록 주완이 말이 틀린구석이 없었다. 깊은 고민에 빠진 노동자들.

 

 

 

 

 

 

구사대의 등장과 노동자간 갈등

 

 

 

회사측은 여러가지 수법을 동원하여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단합을 막는 것은 물론 노동조합의 설립을 막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봉사단이라는 명칭의 사내 조직 설립을 사주하여 나중에 어용노조로의 활용과 구사대로 써먹기 위한 것이다.

 

 

 

 

 

 

 

반장의 꾀임에 넘어간 한수는 대학생인 완주를 밀고한 당사자로 지목되어 동료들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본격적인 투쟁의 시작, 노동조합

 

 

노동조합을 설립하기로 의기투합한 노동자들은 야유회를 겸해 산행을 하는 자리에서 재차 결의를 하고 노동조합 설림 신고를 하게 된다.

 

 

 

 

 

 

 

 

 

직접 나서서 회유와 협박하는 사장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노동부 지청에서 곧바로 회사에 연락이 온다. 설립신고를 반려했다는 설명을 하는 노동부 공무원의 전화에 김전무는 감사를 표하며 인사하러 가겠노라고 약속한다.

 

 

 

 

 

 

속이 타들어가는 김사장은 회유 가능한 대상으로 지목된 노동자들을 모아 놓고 술을 사주며 일장연설을 한다. 노동자들이 술먹고 담배 피우면서 게으르게 살면 언제 돈을 모을것인가.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는 노동자들.

 

 

 

 

 

 

전문가의 등장과 위장휴업(폐업)

 

 

회사측에서는 노동자들에게 귀를 열어 두고 교섭에 응했지만 노동조합을 주동한 사람들이 불법파업을 시도 하는 등의 행위를 했으므로 모두 해고조치하겠으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겠다는 공고를 내며 노동자들을 협박한다.

 

 

 

 

 

 

노조파괴 전문가 제임스 리를 모시고 대책회의 중인 회사측. 불만세력들 중 일부에게는 퇴직금에 돈을 조금 더 얹어줘서 내보내면 조직이 와해되지 않겠냐는 간부의 의견에 대해 양주를 앞에 둔 제임스 리는 전문가답게 단호히 반대의견을 낸다. 전례를 남기면 버릇 나빠진다는 것이다.

 

 

 

 

 

 

 

 

한수는 계속 갈등이다. 자신이 살아온 삶이 어째서 잘못된 것인지, 동료들이 왜 그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난한 가정과 중학교 중퇴, 그리고 책임져야 할 동생은 물론 미래를 약속한 미자와의 행복한 삶을 위해 지금의 고생은 당연한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지금의 상황은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테러로 치닫는 자본의 탄압과 공권력의 묵인

 

 

노동조합 설립의 주동자인 원기는 회사측에서 볼 때 눈엣가시다. 원기에 대해 조사해보니 마산에서 상고를 졸업하고 삼원중기라는 공장에 취업을 했었지만 해고 당한 전력이 있는 노동자임을 알게 된 사측은 그에게 테러를 가한다. 결국 병원으로 실려가는 원기지만 동료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분노하게 되며 한수를 비롯해 회사측의 말에 고분고분 일하려는 노동자들과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자본의 본질을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

 

 

반장을 시켜주겠노라고 온갖 감언이설로 자기편으로 만들었던 작업반장의 말들은 모두 거짓이었다. 한수 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똑같은 당근을 제시하며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사람들과 싸우게 하는 한편 정보를 빼오도록 지시해온것이다. 이제야 회사의 간부이며 인생 선배로 생각했던 사람들의 목적이 오로지 사장의 '돈'을 지켜주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 한수.

 

 

 

 

 

 

본격적인 투쟁과 수위가 높아지는 탄압

 

 

노동조합원들은 드디어 행동을 개시한다. 노동조건의 개선은 물론 회사가 세운 유령노조의 해체를 요구하며 집단 시위에 나선다.

 

 

 

 

 

 

회사측은 집단 행동에 나선 동료들을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서성이는 노동자들을 향해 작업을 독려한다.

 

 

 

 

 

 

자신들이 세운 어용세력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회사측은 외부의 용역깡패들은 불러들여 노동조합 파괴를 시도한다.

 

 

 

 

해병출신 재필도 역부족. 깡패들에게 뭇매를 맞고 쓰러진다.

 

 

 

 

 

 

모두가 하나되어 일어서는 노동자들

 

노동조합이 회사측과 용역깡패들의 무자비한 폭력에 무너지려는 순간, 묵묵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던 노동자들이 일어선다. 무엇이 저들을 분노하게 하는가. 그토록 순하기만 하던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연장을 들고 깡패들을 물리치고 동료들을 구하며 하나가 되기 위해 나선다.

 

 

 

 

 

 

한수의 행동을 본 동료들이 함께 나선다. 나이가 많아 늘 해고의 불안에 몸사리던 원섭도 폭발하는 분노를 안고 작업장을 나서고 이어서 모든 이들이 뭉친다.

 

 

 

 

영화 <파업전야>에 대해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반란군들에 의해 한국의 영화는 검열과 가위질 등의 폭압에 시달리게 된다. 영화 청년들은 영화의 교육적, 사회적 기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영화연구회 '얄라셩'을 시작으로 1980년대 전반까지 서울에서만 10여 개의 대학에 영화 서클이 만들어진다. 학생영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1988년 16mm 장편 극영화 <오! 꿈의 나라>를 제작하게 된다. 이들이 바로 장산곶매라는 독립제작집단인데 1987년 이은, 장동홍, 장윤현, 공수창, 홍기선 등 현실참여적인 청년 영화인들이 결성했다. 이들의 두 번째 작품은 <파업전야>로 1990년에 제작되었다.

 

 

 

살아 있는 민중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그 자체가 현실의 정치투쟁에 다름 아니었다. 노태우 군사정권의 상영 방해에 맞서 <파업전야>는 전국의 11곳의 지역에서 상영되었고 무려 30만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고 한다. 무료 상영을 원칙으로 하며 팸플릿을 1천 원에 판매했는데 그렇게 해서 모인 금액이 1억 원을 넘었다고 하니 경찰과 공안세력의 탄압 속에서 상영한 시대적 환경을 생각할 때 놀라운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