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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시사

5.18

5.18(광주항쟁) 34주년이 되는 날이다.

전두환 반란군 도당에 의해 무참히 학살당한 국민들을 추모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민주화의 바람에 어쩔수 없이 정부의 공식행사로 지정되었지만 독버섯이 자라나듯 반란군의 잔당 무리들은 고개를 내미는 것을 넘어 아예 대놓고 모욕을 가하고 있다. 국가 보훈처로 대표되는 정부가 공식 행사의 지정곡이라 할 수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는가 하면 이에 항의의 표시로 거부의사를 밝힌 5.18 관련 단체들의 빈 자리를 경찰들로 채웠다고 한다.

 

항쟁 이후 만들어진 '임을 위한 행진곡'과 더불어 5월 하면 생각나는 곡이 '오월가'이다. 1971년 프랑스의 한 재개발 지역에서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 사망한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미셸 폴라네프가 발표한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Qui A Tue Grand Maman)'라는 노래가 원곡이라고 한다. 이 곡에 광주의 상황을 노랫말로 붙인 것이 '오월가'이다. 드라마의 배경 음악으로 애잔한 감동을 주었던 이루마의 'When the love falls' 역시 이 곡을 옮긴 것이다.

 

역사는 굴곡을 이룬다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희생 위에 세운 민주화의 틀이 불과 이십여년 만에 깨지고 수구세력들의 역공은 과거 박정희와 전두환의 반란군시대보다 더 악랄해지고 교활해졌다. 국민들은 이 땅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 믿으며 살지만 실제로는 민주와 공화가 실현되고 있는 사회가 아니다. '오월가'의 노랫말처럼 우리 역사 우리가 보듬고 나가야 하는 것이 바른 길이지만 2014년 현재 우리들은 우리들의 역사를 보듬어 안고 지킬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노동자 대중들의 힘든 삶을 보면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아이들의 죽음을 보면서도 오로지 박근혜와 수구세력들을 향해 우리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하소연과 읍소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맞이하는 '오월'. 무겁고 아프다.

 

 

 

 

 

 

 

 

 

[오월가]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디 가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 천의 핏발 서려 있네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산 자들아 동지들아 모여서 함께 나가자

욕된 역사 투쟁 없이 어떻게 헤쳐 나가랴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대머리야 쪽바리야 양키놈 솟은 콧대야

물러가라 우리 역사 우리가 보듬고 나간다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피!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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